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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 디지털의 세상에서 아날로그를 그리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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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21.03.04 14:40 23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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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현 목사]


세상이 참 편리해졌다. 편리함의 극치를 경험하며 살고 있다. 편리함에 있어 한국은 최첨단이다. 전화 한 통화면 간단하게 해결되는 사회다. 돈을 버는 곳은 편리성을 무한제공 한다. 문명의 이기들이 주는 혜택을 거부하고 산다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편리를 추구하는 것이 중독수준이다. 멋진 자동차가 있는데 걷는다는 것, 아주 가까운 곳에 주차할 곳이 있는데 먼 곳에 주차한다는 것은 수도사들이나 가능한 일인지 모른다. 리모콘 없이 TV를 시청한다는 것은 아득한 옛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이제는 채널마저 헤아릴 수 없이 많아져 더욱 상상할 수 없다. 세탁기가 세상을 바꾸어 놓았다고한다. 가정주부들에게 밀려드는 빨래 감은 감당하기 버거운 짐이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쌓여가는 가족들의 옷을 손으로 씻는다는 것은 시간과 함께 육체적 노동을 요구했다. 세탁기는 그 무거운 노역을 한 방에 날려 버린 혁명이다. 세탁기는 무거운 가사의 부담으로부터 주부들을 해방시킨 편리함의 총아였다.

 원시의 삶에서 문명인으로의 진화는 무엇보다 편리성을 가져온다. 하지만 편리함은 좋은 것들을 빼앗아 가는 횡포를 부린다.
자동차 엔진의 마력에서 뿜어내는 힘을 의지한 인간의 인체는 갈수록 허약해진다. 자동차의 매력에 빠져들면서 하체는 부실해지고 각종 성인병을 불러왔다. 첨단화된 이기들이 편리함을 주었지만 몸은 유약해졌다. 편리함으로 번 잉여의 시간을 생산성있게 전환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한번 편안함에 길들여지면 다시 이전 삶으로의 복귀는 어렵다. 조금씩 편리를 추구하다 보면 거부하기 어려운 상태에 이른다.

 인간의 마음이란 간사하기 그지 없다. 편리함이 주는 향응에 의지가 한없이 나약해진다. 편안함의 유혹은 사람을 조금씩 망가뜨린다. 노력하지 않으면 몸과 마음은 편안함의 세계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몸이 원하는 대로 놓아두면 갈수록 버릇 없어진다.
더 편리하고 편안함을 보장해 달라고 요구한다. 역류의 삶을 살아야 한다. 편리함에 저항해야 한다. 너무 친절하게 베푸는 편리성을 경계해야 한다. 원시적 삶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불편함을 감수하다 보면 의외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운동을 하면 땀으로 목욕을 하고 몸은 기진해져 있는데 묘한 기쁨이 밀려온다. 불편함이 가져다주는 색다른 감정이다. 높은 산을 오를 때는 숨이 찬다. 다리에 고통이 찾아온다. 왜 이렇게 힘든 일을 시작했을까 후회도 밀려오지만 정상에 올라가 보면 생각은 달라진다.
산 아래에서와 산 위에서의 생각은 그렇게 다르다. 건강은 자기의 몸을 불편하게 만들 때 찾아온다. 무엇인가 뿌듯함이 밀려와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몸을 적당히 피곤하게 만들어야 한다. 자기의 몸을 구원하려고 하면 쇠퇴하려는 힘과 싸워 이겨야 한다. 걷기 싫지만 걸어야한다. 내가 나를 훈련해야 한다. 마음이 원하는 대로 몸이 따라오도록 훈련하다 보면 어느 순간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된다.
몸과 마음의 화해가 일어난다. 마음이 원하는 대로 몸이 순순히 응하는 단계가 되면 내적갈등이 사라진다. 그때부터 삶은 탄력이 붙는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가 확보된다. 대개는 마음이 원하지만 몸이 따라오지 못해 주저앉는다. 밀려오는 일들을 감당하기에는 버거워 쓰러지고 몸을 달래느라고 에너지를 낭비하다 아까운 시간을 보내야한다.

 편리함보다 불편함에 길들여지는 연습을 해야 한다. 편리함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며 적당히 거절하는 용기를 가져야한다. 바쁜 일과들이 닥쳐도 여유 있게 맞이하려고 하면 몸의 마진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확실히 세상은 편리해졌고 좋아진 것 같은데 사람들은 이전보다 더 빨리 지친다. 허약해졌기 때문이다. 편리함을 부추기는 세상에 속은 것이다. 적절히 불편할 줄 아는 것이 회복의 길이다. 편리함으로 삶은 편안해졌지만 평안은 실종되었다. 디지털 아닌 조금은 느리고 불편한 아날로그의 삶이 더 그리워진다.















이규현 목사  Rev. Gyu Hyun Lee


수영로교회 담임목사

                                                                      

이규현 목사는 말씀과 삶으로 영혼을 깨우는 설교자이다. 특별히 그의 마음은 한국교회를 향한 비전으로 가득차 있다. 

새로운 부흥을 꿈꾸며 로드맵 미니스트리를 시작하였고 지금까지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을 섬겨오고 있다. 

저서로는 <흘러넘치게 하라>, <목회를 말하다>, <다시, 새롭게>, <그대 느려도 좋다>등 다수가 있다. 

                                                                      

로드맵 미니스트리  ROADMAP MINISTRY